최근 법인세율 인상여부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수입은 총조세 수입의 약 14%를 차지하며 이는 OECD 회원국 중에서 3위에 해당하는 높은 기여율이다. 국가 세입예산 중에서 법인들이 부담하는 법인세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때 법인세율에 손을 댄다는 것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또 세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서 외국법인의 투자 결정이나 국내법인의 국내외의 투자지 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이와 같이 법인세율 문제는 매우 예민한 문제이다. 스타벅스는 네덜란드에 있는 현지법인을 영국으로 이전했으며 맥도날드의 영국법인은 스위스로 이전하였고 그 외 다수의 다국적기업들이 소위 “세금쇼핑”을 위하여 본사를 이전하거니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가장 적극적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통하여 많은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선진국에서 가장 낮은 세율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경제성장 문제를 타개하기 위하여 기술기업에게는 6.25%의 파격적인 법인세율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 만큼 대부분의 국가들이 법인세율인하를 통하여 투자를 유인하거나 촉진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법인세 실질세율은 약 24.2%라는 통계적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럽 주요 국가들의 실질 법인세율 18.6% 보다 매우 높으나 미국, 프랑스, 일본 및 독일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현재 야당에서는 과세표준 500억 원 이상의 기업에 대하여 법인세율 25%로 인상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당은 세율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야당의 논리는 낮은 법인세율이 제정수입만 축낼 뿐 투자나 성장에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고 여당은 법인세율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이고 투자와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 세율인상이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어느 편이 옳고 그름을 떠나 법인세율문제가 정치적인 동기에서 제기되거나 표계산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다면 이는 가장 나쁜 경우임에 틀림없다. 표가 많이 걸려있다고 보이는 곳이면 면세점도 높여주고 표가 적게 걸려 있고 오히려 박수칠 사람이 많다고 보이는 곳에 세금을 인상한다면 국가의 세법체계나 세정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중요한 문제는 모든 팩트에 기초하여 이성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될 것이다.

 최근에는 또한 소위 “구글세(google Tax)”라는 문제가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이슈가되고 있으며 심지어 G20정상 회담에서 논의되기도 하였다. 이제 세계적인 인터넷기업들은 국내외를 제집 안방처럼 드나들며 사업을 하고 있는 시대이다. 이렇게 사업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 버린 시대에 외국의 유명 인터넷 기업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입을 자신들의 본사수입으로 회계 처리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영업장과 거래를 성사시킨 현지 국가들은 상당부분의 세금수입기회를 놓쳐버리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거래방식으로 인하여 탈루되는 세금의 문제를 바로잡자는 것에 대하여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보인다. 이 문제는 정치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경제적인 실질에 근거한 이슈로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점이 모색되어지고 있다.

 정치가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치열한 논쟁을 통하여 국민들의 선택을 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이고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러나 세금문제를 표와 연결 짓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무지의 극치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오랜 기간 큰 해악을 끼치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가 가까이 오면 세금문제가 슬금슬금 이곳저곳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라면 세금문제 만큼은 제발 경제적이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주길 바라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는 정치인들에게는 지나친 기대일까?

                                        (김정식 세무사 shick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