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장미여. 너는 병들었구나!
보이지 않는 벌레가
밤에 울부짖는 폭풍 속을 날아
너의 침실에서
진홍빛 기쁨을 찾아냈다.
그 어둡고 비밀스런 사랑이
너의 생명을 망가뜨렸다.
- 블레이크의 병든 장미 중에서

이는 블레이크가 1794년 에 오나성한 동판화집“경험의 노래”에 수록한 시다.
도시의 황폐한 모습에 허물어져가는 성의 위험성을 잘 그린 글이다.
우리사회도 잠시이지만 그런 때가 있었던 듯하다.
돈이면 하늘도 땄다.
금욕 앞에 부러울 게 없던 시절이 아니었던가(?) 한다.
어느 나라고 초기 발달사에는 그럴 것이다.
산업이 발달하고 도시가 번창하면 버는 자와 그렇지 못하는 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좋아지고 진전된 사회가 되어가지만 한 편으로는 낙오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있는 자는 더 많은 소비에 가담하고 없는 자는 그걸 더 많이 얻어내려는 힘의 균형이 생기기 마련이다.
허나 그런 일로 속절없이 망가져가는 나라나 한 개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사회적 구조가 되는 것이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쾌락과 황패함을 반영한 사회는 이 지구상에 언제나 존재 될 수 있는 것이니까?
-시인 박연복 yen3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