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금천노인종합복지관(관장 구자훈)은 지난 12월 14일 보벨르 웨딩홀(구.금천문화웨딩홀)뷔페에서 지역에 거주하고 계신 홀몸어르신들의 칠?팔?구순 생신 잔치와 함께 저소득 독거어르신 100명을 초대하여 송년잔치를 열었다.
  이 행사는 항상 어르신들의 경제적?신체적?정서적 문제와 그 해결 방안을 생각하며 보다 나은 어르신들의 삶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고심하는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구자훈 관장과 직원들이 매년 이맘때 주최하는 행사이다.
  올해는 특히, 보벨르 웨딩홀에서 뷔페 무료식사 40인분을 후원하고, 성심축산에서 선물을, 포토픽스 금천구청점에서 칠?팔?구순 어르신 사진 무료인화를, 그 밖의 개인 후원자들이 이 날의 행사 비용을 후원해 주어 불황 속에서도 그들의 훈훈한 정을 듬뿍 나눌 수 있었다.
  행사는 1부  칠?팔?구순 생신 잔치와 2부 송년잔치로 진행 되었는데, 생신잔치 주인공은 열다섯 분이었으나 건강상의 문제로 여섯 분만이 참석하여 함께하지 못한 작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금천노인종합복지관 직원들이 참석 못한 어르신들의 댁으로 찾아가 선물도 증정하며 시간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하여 어르신들을 향한 그들의 진정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생신잔치가 진행되는 동안 가슴에 꽃을 달고 잔칫상 앞에 앉은 주인공 어르신들의 얼굴에선 긴장과 고마움, 기쁨과 어색함이 묻어나서 즐거운 잔칫날과는 조금 다른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였지만, 여느 연말연시 행사의 전문MC보다 더욱 맛깔 나는 멘트와 흥을 돋운 금천노인종합복지관 생활지원과 진혜원 주임의 열정적인 진행과 이날 행사를 위해 한복까지 마련한 복지관 직원들이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잠시 고된 세월 속에 묻어야만 했던 어르신들의 흥을 발산시켜 주었다.
  특히, 유민경 사회복지사는 막내딸처럼 어르신들과 어깨동무도 하고, 사진도 찍고 어르신들이 노래자랑을 할 때는 어르신들과 함께 지루박 스텝을 밟기도 하여 분위기를 돋우었다. 또한, 독산본동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예쁜 옷에 신나는 율동 공연으로 어르신들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하였으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금천노인종합복지관 직원들이 “어르신들께는 저희가 아들이고, 딸이고, 며느리고, 사위죠? 저희 큰절 받고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큰절을 올릴 때는 가슴 저 아래에 묵직한 무언가가 올라오는 느낌을 자아냈다.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은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의 6070봉사단 단원들이 한명한명 손을 꼭 잡고 안내를 했다. 보통 봉사자라 하면, 어르신들 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봉사단 이름이 말해주듯 6070봉사단원들은 오늘 초대된 어르신들과 같은 은백색의 머릿결을 간직하고 있었다. 올해 75세인 김정숙 6070봉사단 단장은 봉사단이 창단된 후 봉사단째 봉사를 하고 있으며, 반찬 배달과 말벗 전화가 봉사단의 주요한 봉사 활동이라며, 같은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 공감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더욱 서로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6070봉사단을 창단한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구자훈 관장의 세심한 마음씀씀이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늘 주인공이었던 칠순을 맞이한 김길선 어르신은 “자식도 없고, 혼자 살기 때문에 내 생일이 언젠지도 모르고 살았죠.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에 선물, 잔치까지 열어주니 눈물 나도록 감사 할 뿐입니다. 고맙습니다.”라며 행복하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구순의 정일성 어르신은 “말 할 수가 없죠.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관장님 이하 직원들 모두 우리에겐 그저 감사한 사람들입니다.”라고 답변을 한 뒤 쑥스러움에 따뜻한 설렁탕 국물을 한 수저 입에 넣었다.
  겨울비 치고는 많은 비가 내렸던 그날, 행사장 밖에선 그 겨울비가 거리 이곳저곳에 녹지 않고 지저분하게 쌓여 있던 눈을 깨끗이 씻어 주고 있었다. 오늘 행사가 그리고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구자훈 관장과 직원들이 이 비처럼 어르신들의 외롭고 힘든 삶의 흔적들을 씻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정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