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 간에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가슴이 기우뚱 비틀어져서 아픈 말들과 슬픈 눈물로 친족이 아닌 경우가 있다. 이런 때는 설이라는 장에서 싱그러운 눈빛으로 안부와 안부들이 복선을 깔지 말고 소통하다보면 떠났던 사랑이 되돌아오지 않을까.

 

 2025년 음력설엔 사랑이 영글었으면 한다. 미풍양속과 더불어 부모 형제자매와 이종도 고종도 열촌 이상도 함께했으면 한다.

 

 사람 사는 사회는 사람 냄새가 나야 하는데 이권 문제와 결부되게 되면서부터 인간성이 논란거리로 등장하게 되고 현재 진행형일 때, 기억 속의 세계에서조차 그런 날의 일들로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반복해서 떠오른다.

 

 이것은 평행선이거나 상실만 있어서, 자신만이 느끼는 외로움이나 괴로움으로 인해 지켜야 할 명절 고유의 유산을 지켜내는 것이 버겁다. 이해타산만 있는 명절뿐이니까 예절부를 신설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대체공휴일인 1월27일까지 합쳐 6일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 25∼30일까지이다. 국민 절반 정도가 고향을 찾는 그야말로 시공간이 투명하게 환희하는 민족 대이동인 명절 민심인데, 독감과 코로나19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서 고향 찾기가 선뜻 내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부모님이 계신 고향이나 본가에서, 온 가족이 모여 명절 밥상에 둘러앉아 민심 떡국을 먹으며 정담을 나누자. 이런 기회를 저버린다면, 나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없다. 돌아간다 해도 딱히 바꿀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시도는 해봐야 되는 게 아닌가.

 

 개인이든 공동체든 삶에선 선(線)이라는 게 있다. 선을 지키지 않음으로 무례하기 받기와 무시하기 받기로, 존중심과 배려심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질서까지 파괴된다. 선 긋기로 인간관계가 틀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문제는 선을 넘으면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실 인생이란 여정에서 맞이하는 시련은 선을 넘는 독단 편견 아집 불합리와 맞닿으면서, 혼란에 빠져 갈 길이 종잡을 수 없게 되고, 초조 고통 낙담으로 실의에 빠지면서 저항심이 생겨나서, 관점과 사고의 가치가 달라지고 객관적인 이성을 잃는다. 왜, 행동의 선택은 자기 기반 위에서 설정되니까.

 

 헷갈리는 삶을 살지 않으려면 관계의 선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직면하는 문제가 풀린다. 비난을 피하려고 애매한 행동을 취해서도 안 된다. 따지고 보면 개인이나 국가나 위기에 처할 때마다 피와 땀으로 지켜온 주체는 언제나 올곧은 정신이었다.

 

 생애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예측 가능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세상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이번 설을 기점으로 ‘나는 나 너는 너’라는 이기적 수치를 줄이자. 실물 영접을 통해 터놓고 환환 웃음의 장을 마련하자.

 

 설이 2023년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끊임없는 교감 속에서 관계와 선(線)을 통해 끊어짐과 틀어짐을 막고 질긴 이어짐이었으면 한다. 그렇게 초대하고 초대 받고 꽹과리 치며 현재와 미래의 삶을 예쁘게 꾸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