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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도 결과도 언제나 아름답다. 팔월이 그렇다. 사방을 둘러봐도 푸르지 아니한가. 삶도 그 과정과 결과를 통한 배움은,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도전을 향한 과정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에 결과에 대하여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게 없다. 해를 삼킨 듯이 땀 흘리는 무더위가 문제이긴 하지만,
입추를 기점으로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다는데 더위는 한풀 꺾일 기세는 아직 없어 보여도, 타인에 대해 원망이 있다면 이 계절에 땀 닦아내듯이 잊자. 살갗을 파고드는 앵앵거리는 모기처럼 정리하자. 가끔 시큰거리겠지만 그것에도 감사하고 미래에 도전하자. 이것이 팔월의 여정에 동승하는 것이 아닐까.
“동동팔월”이라는 말이 있다. 야생화를 꺾어 집에 옮겨 심으면 마음이 첫사랑처럼 설레는 특징을 비웃두름 엮듯 줄줄이 엮은 둥근달이 세상 이야기로 달그림자를 토닥거리면, 여름밤은 또 다른 치유를 위하여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 헛기침한다. 윤기 번들한 여유가 휴가를 떠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삶의 노고가 차 트렁크에 가득 채워지고 그 양만큼이나 휴가의 기쁨도 함께 승차를 한다. 그렇게 웃음이 하얗게 터져 나와 눈부시게 밝은 길, 유토피아적 이상을 이룩하려는 노력의 일환은, 현실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어쨌든 무리 없이 실행하려한다면 감동과 위안이 아닌가.
삶의 질이 높아지면, 그것은 새로운 변화이니까, 일억 오천만 킬로미터를 달려온 햇볕 속에 몸을 편히 데울 수 있다. 이때 욕망 덩어리가 자연과 타협을 통해 절망과 좌절의 사막을 건너는 힘에 간격이 없었으면 한다. 그래야 성장의 모든 통증이 사라지고 몸과 마음은 올곧게 확장되니까.
허명을 좇아 날뛰지 않는 팔월, 푸른빛을 통해 언어에 대한 자세의 깊은 사유를 엿볼 수 있다. 바람이 푸른빛의 언어를 쓸어버리려고 흔들면 흔들수록 휘청거릴 뿐이어서, 팔월의 위대함은 언제나 공간을 넓히는 중이므로 어떤 무심한 간섭이든 유심한 간섭이든 개의치 않고 미소가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가을이 문을 굳게 닫고 있어서, 신비로운 푸른빛에 마음이 촉촉해지면 그야말로 초현실적이다. 특히 잠 못 이루는 밤이면, 반은 낮이고 반은 밤인 세상, 낮에도 졸음이 쏟아지고 밤에는 잠을 설친다. 피곤해지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두 세상이 존재하는 평행세계에 사는 듯한 착각을 할 때도 있다.
팔월의 들판은 비장한 다짐을 한다, 씨알 한 톨이라도 남겨야지, 야단법석 수행은 푸름의 아우성, 이글이글 끓는 도가니 속 쇳물 같은 장엄한 사랑이다. 뜨겁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팔월, 타는 목마름을 적신다. 마음이 답답하고 쓸쓸할 때는 순수의 불꽃이기도 하다. 청청한 소리이다.
반갑다, 8월이여! 참 많이 기다렸다. 멀리 있던 하늘이 다가와 다가온 만큼 물은 더 맑고 푸르게 흘러, 하나의 그림으로 남아, 한 철이라는 이름으로 너를 기억하게 된다. 멋진 8월! 된더위에도 넉넉히 핀 무궁화, 백일홍, 초롱꽃, 나팔꽃, 앳되게 보이는 저어새와 다람쥐, 매미 소리는 황금 동산이다.
뭉게구름도 한바탕 부는 바람에 흩어졌다 모였다 재롱잔치 한다. 이런 날은 누군가 보고 싶어 마음이 꼼지락거린다. 나무가 나무에게 가지를 뻗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타래처럼 엉킨 불안을 풀어내려고 팔월이 전하는 말은, 계절은 순환하고 인간은 윤회한다. 함성을 지르며 우르르 뛰쳐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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